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등 통증의 정체: 척수종양 투병기 ① (통증, 신경통, 전조증상)

by laugh제니 2026. 3. 17.

  그동안 제 블로그를 통해 다양한 건강 정보를 나누어 왔는데요. 사실 저에게는 건강을 주제로 글을 쓰면서도 오랫동안 마음 한편에 묻어두었던 큰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.

  약 10년 전, 제가 31살이 되던 해였습니다.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, 에너지가 넘치고 바쁘게 살아야 할 그 나이에 저는 '척수종양'이라는 이름도 생소한 병을 진단받았습니다. 다행히 암은 아니었기에 수술을 받고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,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. 특히 처음 통증을 느끼고 나서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걸린 1년의 시간은 제 인생에서 가장 답답하고 고통스러웠던 방황기였습니다.

  오래전 일이지만, 기억을 하나씩 더듬어 보려 합니다. 지금 이 순간에도 이유를 알 수 없는 통증으로 밤잠을 설치며 두려움에 떨고 계실 누군가에게, 제 이야기가 작은 이정표이자 빛이 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그 과정을 함께 나누어 보겠습니다.

 

통증이 아닌 '기분 나쁜 이질감'으로부터의 시작

  처음 제가 몸의 이상을 느꼈던 건, 사실 '아프다'라고 표현하기엔 너무나 작은 감각이었습니다. 통증이라기보다는 몸 안의 흐름이 어디선가 꽉 막힌 듯한 '이질감'에 가까웠다고 해야할까요.

  평소처럼 팔을 들어 '앞으로 나란히'를 하거나, 기지개를 켜듯 만세 동작을 할 때, 그리고 어깨를 부드럽게 돌려보면, 만져지는 근육이나 피부 표면의 문제가 아니라 저 몸속 깊숙한 어딘가에서 '덜컥'하고 무언가 걸리는 느낌이 났습니다. 뼈가 부딪히는 소리도 아니고, 근육이 뭉친 느낌도 아닌, 설명하기 어려운 뻐근함이 항상 신경쓰이게 했습니다. "아픈 건 아닌 것 같은데, 이게 대체 뭐지?"

  그때 당시 저는 이혈테라피스트로 활동하며 출장을 다니고 있었습니다. 수많은 사람의 건강을 돌보는 일을 하다 보니, 주변에는 자연스럽게 바디케어나 체형 교정을 전문으로 하시는 원장님들이 많았습니다. 근육과 뼈의 구조를 누구보다 잘 아시는 분들이기에, 저는 기회가 될 때마다 제 몸을 한번 봐달라고 부탁을 드리곤 했습니다.

 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늘 비슷했습니다. 여러 테스트를 해봐도 "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이상이 없다"는 것이었습니다. 그러던 중 한 원장님께서 조심스럽게 말씀을 해주셨습니다. "선생님, 테스트상으로는 문제가 없는데 본인이 계속 그렇게 깊은 곳의 불편함을 느끼신다면, 엠알아이(MRI)를 한번 찍어보세요!"

  그때 그 권유를 귀담아들었어야 했었는데.. 하지만 당시의 저는 "어디 부러진 것도 아니고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닌데, 그 비싼 엠알아이를 굳이 찍어야 할까?"라는 생각에 그 조언을 가볍게 넘겨버리고 말았습니다. 그것이 진단을 1년이나 늦추게 만들었습니다.

 

근육통의 탈을 쓰고 찾아온 '신경통'의 역습

  저는 '내가 요즘 일을 너무 많이 해서 근육이 뭉쳤나 보다', '운동을 너무 안 해서 몸이 굳었나 보다'라고만 생각했습니다. 그래서 통증을 이겨보겠다고 큰맘 먹고 헬스장까지 등록했습니다. 몸을 더 움직이고 스트레칭을 강하게 하면 이 뭉친 것 같은 느낌이 풀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. 하지만 운동을 하면 할수록 통증은 점점 더 심해졌습니다.

  어느 시점을 지나자 통증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졌습니다.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등과 목을 쥐어짜는 듯한 극심한 고통 때문에 매일 울면서 일어나야 햇습니다. 도대체 이 느낌이 무엇인지 답답한 마음에 밤새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습니다. 그때 발견한 표현이 바로 '쥐어짜는 듯한 통증'이었습니다.

 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, 몸속의 이질감은 서서히 실체가 있는 통증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. 뻐근함은 등 쪽으로 번져나갔고, 어느새 만성적인 등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.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, 그것은 전형적인 신경통의 증상이었습니다. 제 경추 7번에서 흉추 1, 2번 사이에 자리 잡은 종양이 자라나며 신경을 눌러서 생긴 통증이었던 것입니다.

 

잠드는 것이 공포가 되어버린 밤

  통증이 심해지면서 제 목의 가동 범위는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. 고개를 양옆으로 돌리는 것조차 힘들어 몸 전체를 돌려야 했고, 잠자리에 드는 것 자체가 무서울 만큼 힘들었습니다.

  잠을 자다가 무심코 몸을 뒤척이기라도 하면, 번개를 맞은 듯한 예리한 통증이 등을 타고 뇌까지 전달되는 기분이었습니다. 그 통증이 너무나 무서워서 저는 밤마다 흡사 나무토막처럼 바르게 누워 자려고 처절하게 애를 썼습니다. 자는 동안 움직이지 않도록 애썼습니다. "자세가 안 좋아서 그런 거야, 조금만 더 이완하면 괜찮아질 거야."

이 잘못된 믿음이 제 눈을 가렸습니다. 스스로를 다독이며 참아왔던 그 1년이라는 시간 동안, 제 척수 안의 종양은 점점 더 커지고 있었습니다. 만약 여러분 중에도 저와 비슷한 '깊은 곳의 이질감'이나 '밤에 심해지는 쥐어짜는 통증'을 느끼는 분이 계신다면, 제발 저처럼 참지 마시길 바랍니다.

 

💡 척수종양 전조증상, 내 몸의 신호를 놓치지 마세요!

단순한 근육통과 척수종양에 의한 신경통은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. 제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체크리스트입니다.

 

표면이 아닌 심부의 통증 : 파스를 붙이거나 마사지를 해도 시원하지 않고, 뼈 안쪽 깊숙한 곳이 뻐근합니다.

야간 통증의 심화 : 낮 활동 시간보다 밤에 누워 있을 때, 혹은 새벽에 일어날 때 통증이 훨씬 강합니다.

가동 범위의 급격한 제한 : 스트레칭을 해도 유연해지지 않고, 오히려 특정 각도에서 전기가 오는 듯한 통증이 느껴집니다.

이유 없는 저림 증상 : 팔이나 손가락 끝이 남의 살처럼 무뎌지거나 저릿한 느낌이 동반됩니다.

 

단순하게만 생각하며 알고 보냈던 그 억울한 1년. 제 경추 7번과 흉추 1, 2번 사이에서 제 신경을 갉아먹던 종양은 결국 제 삶을 너무 고통스럽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.

다음 포스팅에서는 1년 사이 나름 병원을 다녔던 이야기를 나누어보려고 합니다. ^^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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